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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권칼럼] 공영방송사의 길찾기: 대중의 '관심 끌기'에서 '함께 만들기'로 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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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임 (문화연대 집행위원, 언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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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에서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피지컬 100><나는 신이다>는 글로벌 OTT 넷플릭스를 통해 대중에게 선보였다. 글로벌 구독자들이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두 개의 프로그램이 갖는 차별성과 자극적 구성은 대중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OTT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Flix Patrol)2023210일 자료에 따르면 <피지컬100>30여 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넷플릭스 TV 부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인기 이후 드라마와 영화부문에만 관심을 가졌던 상황에서 예능 장르의 가능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역시 202339, 넷플릭스 TV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두 개의 프로그램은 MBC에서 제작했고, 넷플릭스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했다. 지상파 방송에서 편성가능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편성 자체가 불발되었고, 다른 방법을 찾았던 것이다. 동시에 사회적 문제를 어떤 구성으로 보여주었는지 방법론에 대한 비판 담론도 있었다. 이후 전해진 국내 제작 현실의 이야기는 우리를 허탈하게 만든다. <피지컬 100>을 연출했던 MBC 피디는 퇴사했고, 넷플릭스와 시즌2를 준비 중이다. MBC는 두 개의 프로그램을 제작할 당시 지적재산권을 모두 넘기는 조건으로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었다고 알려졌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극장 개봉을 못했던 영화까지 넷플릭스를 선택했다. 투자 대비 수익이 중요한 생태계에서 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한 선택이었고, 이를 반대하는 영화관계자들의 비판적 논쟁도 존재했다. 하지만 그 흐름을 막지 못했고, 코로나 팬데믹 시기 비대면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경험하면서 시청자들의 시청방식은 달라졌다. 지상파 방송뿐 아니라 케이블 채널 역시 편성된 시간대에 시청자들을 만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OTT 플랫폼이나 유튜브로 이동한 시청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65, 정부는 ‘KBS의 수신료 분리징수를 권고하였다. 분리 징수를 위한 관계 법령 개정 및 그에 따른 후속 조치 이행 방안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현재 국내 방송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 이탈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시청자/이용자들은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나가는 비용이 적지 않은 만큼, 수신료 분리징수에 대해 적극적 반대여론이 형성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수신료 분리징수는 지금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부일 뿐이라는 것이다. ‘수신료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이익관계가 반영된 이슈지만 동시에 현실적 이슈이기도 하다. 유튜브를 통해 국내에서 제작된 콘텐츠를 시청하고, OTT를 통해 개인화된 콘텐츠를 시청하는 지금의 대중들에게 방송의 공영성과 공익성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함께 공감하고 공유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는데, 높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채널 리스트에 국내 지상파와 종편채널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유튜브 뉴스 채널 중 YTN1위를, SBS, MBC, 채널A, KBS 등 채널이 순위변동이 있지만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공익적 이슈와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뉴스에 대해서는 여전히 뉴스전문채널, 지상파 뉴스, 종합편성채널 등이 시청자/대중의 선택을 받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지상파 방송사의 뉴스 시청률이 상승했던 사례처럼, 지금의 시청자/대중이 원하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투자하고 준비한다면, 변화하는 미디어 생태계에서 존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유튜브와 OTT 시대에도 질병 재난·자연재해의 상황을 공유하기 위해 뉴스 채널에 제보하는 시청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선거, 스포츠 이벤트 등 방송사가 정보를 전달해야 할 책무는 여전히 존재한다.

 

현재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국내 방송사들은 과거와 달라진 시청자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 자극적 스토리를 통해서는 긍정적 결과를 얻기 어렵다. 정치적 이익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정확한 언론보도를 보기 어려운 시대에, 시청자는 제보자로서만 존재하고, 상업적 이익이 보장되는 출연자만 선택하는 지금의 제작환경 속에서 어떤 기대를 할 수 있을까. 콘텐츠 제작 소재와 주제가 자유로운 유튜브와 OTT 플랫폼으로 떠나는 시청자들을 잡기란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다시 한번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본 칼럼 내용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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