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모니터] 지상파 3사 ‘학교폭력’ 과잉 보도


[모니터]

지상파 3사 과잉 보도
청소년 문제, 폭력소탕 치안사건으로 몰아

언론인권센터 방송모니터팀은 지상파 3사(KBS, MBC, SBS)의 ‘학교폭력’ 보도를 집중 모니터한 결과 ‘학교폭력’ 보도를 과잉 편성하여 정치적으로 중요한 이슈(디도스 문제, 박희태 의장 돈봉투 사건, 이상득 비리 등)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모니터한 기간은 2011년 12월 20일부터 2012년 2월 20일까지 2개월간이다.

뉴스 모니터 결과

방송모니터팀은 지상파 3사가 학교폭력의 기획취재를 하면서 폭력장면을 재연하고 자료화면을 반복함으로써 일부 등장인물을 보도의 피해자로 만들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 중에는 일진회 소속이 아닌 학생들이 지나친 보도로 일진회 소속처럼 지목되어 언론의 피해자가 된 예도 있다.
결국 언론의 과잉보도로 학교폭력문제는 경찰을 동원해서 소탕해야 하는 사회폭력사건으로 마무리된 감이 있다. 학교폭력문제는 궁극에는 청소년교육과 청소년지도의 교육적 문제다. 그 피해가 심각할수록 한국사회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이지 폭력집단을 소탕하는 것으로 완성할 치안문제가 아니다.

정치적 이슈 제쳐놓은 ‘청소년폭력’

정치적 쟁점은 2011년 12월 20일에서 2012년 2월 20일 사이에 많이 발생했다. 디도스의 선거관리위원회 공격 사건, 박희태 의장의 돈봉투 사건, 이상득 의원 측근의 비리 사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양아들 비리사건, CNK 주가조작 사건 등이 줄을 이었다. 그런데 언론은 학교폭력보도에 치우쳐 정치적 쟁점을 심층취재하고 분석하는데 미흡한 감을 주었다.
선관위에 대한 디도스 공격은 그 원인과 해법을 제대로 밝혀야 할 사안인데 언론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애써 외면했다는 인상을 남겼다. 최시중 측근이 관련한 비리, 이상득 측근이 관련한 비리도 단순보도로 그친 느낌이었다. 다만 언론은 박희태 돈봉투 사건만은 비교적 꾸준히 보도함으로써 박희태 국회의장이 사퇴를 결심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표 1] 지상파 보도 건수 비교
학교폭력
KBS 55건/ MBC 52건/ SBS 44건
디도스 선관위 공격
KBS 8건/ MBC 5건/ SBS 7건
CNK 주가조작
KBS 14건/ MBC 8건/ SBS 9건
박희대 의장 돈봉투 사건
KBS 48건/ MBC 37건/ SBS 32건

취재원 보호 윤리 무시

언론은 학교폭력에 초점을 맞추어 지나치게 오랜 시간동안 보도하면서 쟁점을 벗어난 보도물과 기획물을 쏟아냈다. ‘우리아이는 괜찮은가요…공통징후 살펴라’, ‘약자 괴롭혀 쾌감 느낀다’ 등 일부 보도는 학교폭력의 문제를 일반화시켜 모든 학생들을 범죄자와 피해자처럼 여겨지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인격권 침해가 발생했다. 문제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이 문제를 확대시켰다.
둘째, 재연장면이 문제였다. 운동장에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마치 폭력학생들인 양 표현하는 경우도 있었다.
셋째, 가해학생의 인권을 개의치 않았다. 가해학생의 영상을 다를 사건에 반복적으로 노출한 경우도 있었다.

[표 2] 지상파 보도 내용 비교
KBS
2011년 12월 23일
자료화면을 통해 짧은 교복치마를 입은 여학생들의 뒷모습을 보여줘 마치 교복을 단정치 못하게 입으면 성범죄에 노출 될 수 있다는 인상을 줌.

2012년 1월 1일
광주 자살 중학생과 가해자를 보도하면서 자료화면으로 대구 중학생 가해자 구속 장면을 재연함.

2011년 1월 10일
학교폭력 조폭수준 흉포화…금품갈취-비슷한 자료화면을 사용하고 선정적 제목과 자극적 일러스트를 사용함.

2012년 1월 11일
농촌 중학교 상납 먹이사슬-제주의 한 중학교 관련기사 학교의 모습을 지역민이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보여줌.

MBC
2011년 12월 27일
[단독] 여중생 20여명 4시간동안 ‘집단구타’-피해학생 어머니의 이름과 얼굴이 아무처리 없이 노출됨.

2011년 12월 30일
학교폭력, 내 아이는 괜찮을까-이미 보여준 영상 재활용, 패딩을 입은 아이들을 많이 비추어 이미지를 만들어냄.

2012년 1월 4일
‘일진회’조폭 뺨친다-자극적 제목, 구체적인 폭행행위 언급하여 모방범죄가 일어날 여지를 줌.

2012년 1월 9일
[단독] ‘채팅남’이 지적 장애 여고생집단 성폭행-영상과 보도는 직접관련이 없음. 채팅창이나 일반학생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사용.

2012년 2월 16일
도가 넘은 학교폭력…또래 감금 ‘무차별 폭행’-·자료화면임에도 폭력적 화면 사용.

SBS
2011년 12월 26일
‘죽을 만큼 고통’ 주는 학교폭력, 가해자들은 재미-집단 폭행의 자료화면은 단순히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몰려다니는 장면.

2012년 1월 6일
학교폭력 예상보다 심각…피해자 제보 잇따라-학생들이 함께 운동장을 걷는 장면인데 일진회인 것처럼 내보냄.

2012년 1월 10일
왕따 돕다가 나도 왕따…쉬쉬하다 상처 깊어져-이 사건과 관계없는 자료 화면으로 앞에서 계속 사용한 화면.

2012년 2월 9일
‘알바 셔틀’ ‘청소 셔틀’ 까지…막 나가는 학교폭력-’서울 마포구의 한 중학교’ 라고 말했지만, 교훈과 학교 건물과 운동장 곳곳을 카메라로 비춰 인근 주민들은 알아볼 수 있음. 또 학교 폭력과 큰 관계는 없어 보이는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자료화면으로 내보냄. 상황재연. 그림자 재연.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두 달에 걸친 학교폭력 보도는 ‘정부종합대책’이 마련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학교폭력 문제는 교육문제, 사회문제, 맞벌이 문제, 재개발문제, 양극화문제 등 사회 문제를 모두 안고 있는 단면이지만 언론보도는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현상적인 것으로 보도하는 경향을 보였다.
결국 언론은 학교폭력문제를 학교치안의 문제, 일진회 소탕의 문제로 보고 해결책을 제시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문제를 더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는데 경찰의 학교주둔과 교사들의 사법적 책임, 가해학생의 구속 등이 과연 학교폭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인지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