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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권칼럼] 슬기로운 미디어 생활을 하고 싶다. / 김현옥

날짜:2020-08-19 11:24:00 | 글쓴이:언론인권센터

슬기로운 미디어 생활을 하고 싶다.


김현옥|언론인권센터 미디어인권교육본부장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산이후 비대면이란 말은 어느 순간 아주 익숙한 일상의 한면이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정 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고, 이는 미디어 소비 증가로 나타났다.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이동시간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 개학으로 전반적인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가정 내에서의 방송·미디어 이용 시간은 더 늘어났다. 실제 전년대비 동영상과 방송 시청시간이 무려 34.1% 증가했다고 한다(닐슨 미디어 리포트).


  잠시 주춤했던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다시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 언제쯤 종식될지. 백신은 언제 나오는지... 매일 코로나 확진자를 알리는 뉴스는 사실 수치의 변화를 빼고는 별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뉴스를 접하면서 나 역시도 안전하지 않다는 감염에 대한 두려움은 공포 그 자체였다. 모든 연령대에서 뉴스소비가 증가하고, 코로나 관련 정보는 SNS에서 넘쳐났다.

  코로나 확진자의 동선을 알리는 알림 서비스는 시도 때도 없이 울렸다. 하루하루가 코로나 감염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평소 가깝게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던 지인들과의 식사 자리도 쉽게 정할 수 없는 고립의 시간이 지속됐다.


집에서 할 일이 없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집에만 머문 적이 없었기에 뭘 해야 할까가 늘 고민이었다. 시종일관 코로나 뉴스에 눈과 귀를 기울이지만 불안만 커져갈 뿐이다. 급기야 슬기로운 집콕생활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고 사람들은 각자 무료하지 않게 집콕 생활을 할 수 있는 노하우를 방출했다. 잠시나마 머릿속 잡생각을 떨쳐 버릴 달고나 커피 만들기는 가장 핫한 정보였다. 그리고 OTT서비스는 유일한 일상의 두려움을 잊게 하는 가장 큰 위안이 됐다. 넷플릭스가 없었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막막함을 견뎌냈을까? 그동안 챙겨보지 못했던 영화를 보고, 미뤄왔던 다큐멘터리와 지난 TV드라마 몰아보기는 집밖의 두려움을 잠시나마 잊게 하는 삶의 즐거움이 됐다. 실제 코로나 집콕에 넷플릭스는 지난 5월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4월 국내 넷플릭스 월 결제금액이 439억 원으로 월간 역대 최대치를 기록’, YTN보도, 2020.05.26)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에 빠져들었을까?

다양한 콘텐츠를 개인 취향에 따라 골라 볼 수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진정 원했던 것은 미디어로부터 위로받고 싶어 했던 것은 아닐까? 지상파 3사 그 어디에도 코로나로 불안에 떠는 시청자들을 위로하는 프로그램 편성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비슷비슷한 뉴스가 하루 종일 흘러나왔고, 전문가들이 앞다퉈 코로나 동향을 이야기 했다. 사람들을 위로하고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오락적 기능 또한 미디어의 보도 기능 못지않게 중요한 기능이다. 넷플릭스가 아닌 지상파 방송을 통해 이러한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를 생각해본다.

  방송사들은 갈수록 방송광고 시장의 악화로 수익구조의 어려움을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공영방송은 수신료 인상을 이야기 한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이 지상파 방송에 원했던 것에는 소홀했다. 제작비 부족은 구차한 핑계에 불과하다.


거침없이 퍼져나가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우리는 또 다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야 할지 모른다. 그나마 숨통을 틔웠던 집밖생활이 위태롭다. 다시 한 번 지상파 방송에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