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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권칼럼] 코로나19와 종교 탄압 / 허찬행

날짜:2020-03-18 11:23:00 | 글쓴이:언론인권센터


코로나19와 종교 탄압

 

허찬행 | 청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겸임교수 



  코로나19로 모두의 일상이 멈추었다. 내게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과 공포보다는 이로 인해 정지된 일상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더 크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되고 잃어버린 일상으로 되돌아가기를 간절히 희망할 것이다. 


  이런 중에 ‘종교의 자유 침해’를 넘어 ‘종교탄압’이니 ‘사회주의 국가적 발상’이라는 주장이 언론을 통해 등장하고 있다. 특정 종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역학조사와 방역, 검사를 위해 종교단체의 시설물과 신도들의 명단 등의 공개를 요구하면서, 그때 나온 말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교회에서의 집단 예배를 당분간 최대한 자제해달라는 정부나 지역주민들의 권고와 요청에 ‘종교탄압’이나 ‘사회주의 국가적 발상’이라고 일부 교단이나 교회가 반발하고 있다.


  종교의 자유는 헌법에서 정하고 있는 기본권이지만, 기본권 또한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 그러나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종교적 신념의 자유는 제한할 수도 없으며, 침해할 수 없다. 즉, 어떤 종교적 신념을 갖고 있더라도 그 자체로 차별이 이뤄지면 안 될뿐더러 그 신념 자체를 버리거나 바꾸라고 강제할 수 없다. 만일 차별과 강제가 이뤄진다면 이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며, 종교를 탄압하는 것이다. 그러나 종교적 행위나 집회는 일부 제한이 가능하다. 가령 예를 들어 종교적 신념에 따라 누군가에게 해를 입힌다면 이것은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다. 그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은 종교적 신념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행위자체에 대한 처벌일 뿐이다. 교회에 모여 예배를 하는 집회는 종교적 행위인 만큼 평소가 아닌 지금처럼 위급한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 종교적 행위에 대해 정부나 지역주민들이 당분간 자제해달라는 권고와 요청이 종교적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거나, 특정 종교를 탄압할 수 없는 이유다.


  몇몇 교회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집단감염의 공통점은 평상시처럼 예배당에 모여 집단예배를 했다는 점이다. 그 어떤 경우에도 종교적인 이유로 그들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모두의 일상이 멈춰버린 지금, 자신들만의 일상을 유지하고자 하는 일부의 종교적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시민들이 내 가족과 친구, 동료, 이웃, 나아가 공동체를 위해 일상을 포기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자발적으로 행하고 있는 지금, 그들 또한 그들만의 일상을 잠시 내려놓기를 바란다.


  언론 또한 단순 사실 보도를 넘어 종교의 자유의 의미를 좀 더 면밀하게 구분하여 행위에 대한 문제임을 지적하고, ‘종교탄압’과 같은 주장만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보다 정확한 해설을 제공할 때라고 생각한다. (2020.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