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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폭력적인 범죄현장 CCTV 공개, JTBC는 문제의식 가져야

날짜:2021-11-05 14:15:00 | 글쓴이:언론인권센터


폭력적인 범죄현장 CCTV 공개, JTBC는 문제의식 가져야
 
3일 JTBC 뉴스룸에서는 지난 7월 25일 발생한 한 여성이 겪은 끔찍한 데이트 폭력 사건을 보도했다. JTBC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영상에는 폭행으로 이미 의식을 잃은 예진 씨를 이곳저곳으로 끌고 다니는 모습이 찍혀 있었습니다.’라고 밝히며 사건 당일 현장의 CCTV를 방송에 내보냈다 해당 보도에서는 피해자의 피해 상황이 지나치게 자세히 보도되었고심지어 폭행 장면이나 혈흔을 모자이크 없이 공개했다그러나 폭력적인 장면을 여과 없이 보도한 것은 피해자의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다.
 
[JTBC] 남친 폭력에 쓰러진 예진 씨…미공개 CCTV 속 '그날'(2021.11.03)
 
사건 CCTV 영상은 이미 타 방송사에서 공개한 바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인 영상을 추가로 공개할 필요성이 있었는지피해자의 피해 상황을 자극적인 단어(‘목은 앞뒤로 꺾였습니다’ )를 사용해 구체적으로 묘사할 필요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JTBC는 CCTV 공개를 통해 공익목적여론 형성 등의 역할을 하고자 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가해자의 폭력성범죄 장면피해 현장만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는 CCTV 보도 외에 데이트 폭력에 대한 깊이 있는 보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미공개 CCTV 속 그날’’을 타이틀로 달고 해당 사건을 흥미로운 이야기 소재로 보도했을 뿐 사건의 문제점과 진단재발 방지를 위한 정책과 제도 개선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사건 당일 현장의 CCTV를 공개한 것은 기자협회의 인권보도준칙 인격권 조항을 위배한 것일 뿐만 아니라방송심의위원회 심의 규정을 위반한 사안이다설령 CCTV가 유가족의 요청으로 공개되었다고 해도 언론은 피해자의 인격권과 폭력적인 장면을 시청해야 하는 시청자들의 정신적 피해를 고려했어야 한다.
 
이는 기자협회의 인권보도준칙 제2장 인격권 조항과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37조에서 확인할 수 있다특히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37조에서는 시청자에게 지나친 충격이나 불안감 등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방송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이 중 하나로 범죄로 인한 인명피해 발생장면의 지나치게 상세한 묘사가 포함되어 있다또한 제38조 1항에서는 방송은 범죄에 관한 내용을 다룰 때에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폭력·살인 등이 직접 묘사된 자료화면을 이용할 수 없으며관련 범죄 내용을 지나치게 상세히 묘사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JTBC의 보도 이후조선일보동아일보서울경제매일경제 등 다수의 언론에서 동일 내용을 받아쓰고 있다인권보도준칙과 심의 규정을 어긴 보도가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피흘리며 끌려다녔다..故황예진씨 CCTV 영상보니 (2021.11.04)
[동아일보목 꺾인 채 이리저리 끌려다녀…故 황예진씨의 그날’ (2021.11.04)
[매일경제목 꺾인채 끌려다녀…남자친구 폭행 사망 故황예진씨 CCTV 보니 (2021.11.04)
 
JTBC는 자신들의 무책임한 보도가 만들어 낸 현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인권보도준칙과 방송심의규정은 언론의 당연한 의무이다언론은 가장 기본이 되는 준칙과 규정을 지키는 것에서 머무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유발할 수 있는 수많은 피해에 대해 스스로 끊임없이 고민하고 점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