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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권칼럼] 허위보도의 요건과 징벌적 손해배상의 한도 / 이광택

날짜:2021-10-21 11:49:50 | 글쓴이:언론인권센터

허위보도의 요건과 징벌적 손해배상의 한도

 

이광택| 언론인권센터 이사장, 국민대 명예교수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 끝에 지난 831일 양당 의원 각 2명과 양당이 추천한 전문가 2명씩 총 8명으로 협의체를 구성하여 논의하기로 하여 926일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됐다. 다시 여야 9명씩 총 18명으로 구성된 언론·미디어제도개선 특별위원회(미디어특위)를 구성해 올해 말까지 언론 전반에 대한 개혁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당초 개정안은 언론 등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허위조작보도에 따라 피해자에게 재산상 손해 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법원이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하면서(개정안 제30조의2), ”허위·조작보도의 정의를 허위의 사실 또는 사실로 오인하도록 조작한 정보를 언론, 인터넷뉴스서비스,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을 통해 보도하거나 매개하는 행위라고 규정하였다(개정안 제2조제17호의3).

우리나라의 경우 이 법의 개정론이 대두된 것은 언론피해구제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하기 위해서였다. 언론피해 소송에서 전체 47.4%500만원 이하로 배상액이 결정된다. 그 금액은 변호사 비용도 안될 뿐더러, 입은 피해에 비해 손해배상액이 터무니 없이 낮다.

향후 논의에 도움이 될까하여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았다.

미국의 경우 New York Times Co. v. Sullivan, 376 U.S. 254 (1964) 는 미국 제1차 수정헌법(1791)의 언론 자유의 보호가 미국 공무원들의 명예훼손 제소 능력을 제한한다고 하는 대법원의 원칙판결이다. 명예훼손 소송의 원고가 공무원 또는 공무수행자라면 통상적인 명예훼손의 요소 허위의 명예훼손적 진술을 제3자에게 공포 를 입증할 뿐만 아니라 그 진술에 현실적 악의”(actual malice)가 있었음을 입증하여야 한다. 즉 피고가 그 진술이 허위임을 알았거나 그 진술에 대한 사실 여부의 확인을 하려들지 않았음을 말한다.

사건의 발단은 The New York Times(NYT)1960Alabama Montgomery 시 경찰이 민권 항의자들을 학대했다고 비판하는 Martin Luther King Jr. 지지자들의 전면광고를 게재함으로서 비롯되었다. 광고에는 몇 가지 사실오류가 있었는데, 예컨대 킹 목사가 항의도중 체포된 횟수, 시위자들이 부른 노래, 시위참가 학생들의 제적 여부 등이다.

Montgomery 경찰의 L. B. Sullivan 국장은 NYT를 명예훼손으로 카운티법원에 고소했다. 법원은 광고의 부정확성이 명예를 훼손했다고 인정하였고 배심단은 Sullivan에게 $500,000을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NYTAlabama 대법원에 항소했으나 기각되자, 연방대법원에 상고하였다.

19643월 연방대법원은 90 만장일치로 Alabama 주법원의 판결은 제1차수정헌법을 위반했다고 결정했다. 이 결정은 미국 남부에서의 민권운동에 대한 자유로운 보도를 옹호하였다.

이 결정은 언론의 자유를 지지하는 중요결정 중 하나이다. 이 결정 이전까지 주 밖의 간행물들의 민권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부의 공무원들이 명예훼손 소송을 이용하는 집중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새로운 조직에 대해 남부 주들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내린 배상액은 거의 3억 달러에 달했다.

연방대법원은 그러나 Gertz v. Robert Welch, Inc. (1974) 사건에서 사인(私人)의 경우에는 현실적 악의를 입증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극보수주의 John Birch 협회의 설립자이자 협회 월간잡지 American Opinion의 발행인인 Robert Welch1969년 한 기고문을 발표했는데 여기에서 아들 Robert Nelson을 총격으로 사망케 한 경찰관 Ronald Nuccio 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가족을 대리하는 변호사 Elmer Gertz 공산당원이며 소송은 경찰에 대항하는 공산주의 작전의 일환이라 하였다.

Elmer Gertz 변호사는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고, 하급심은 현실적 악의(actual malice)” 기준을 적용하였으나 대법원은 Gertz는 사인(私人)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실적 악의를 입증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제1차 수정헌법은 공연히 명예가 훼손된 사인에게 New York Times Co. v. Sullivan (1964) 사건에서 공인(公人)에게 요구되었던 입증책임(burden of proof)을 요구할 수 없다고 하였다.

징벌적 손배의 정도와 관련하여 Browning-Ferris Industries v. Kelco Disposal, 492 U.S. 257 (1989) 사건에서 연방대법원은 제8차 수정헌법(1791)의 지나친 벌금의 금지는 미국이 당사자가 아닌 민사사건에서의 징벌적 손해배상에는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하였다. 이 사건에서 배심단은 피고에게 $51,146의 보전 배상과 6백만 달러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평결했다. (21.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