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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언론은 막말 받아쓰기 그만하고 논란 생산자가 아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라

날짜:2021-02-17 10:38:00 | 글쓴이:언론인권센터


언론은 막말 받아쓰기 그만하고 논란 생산자가 아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라

언론이 유명인의 막말을 받아쓰고 논란으로 보도하는 방식에 대해 오랫동안 문제가 제기됐다막말을 일삼는 유력 정치인정당 지도자의 발언의 기사화에 대해서는 그들의 발언을 기록으로 남겨 비판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그러나 유명인의 경계에 있는 이들의 발언을 모두 전달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언론은 스스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독립운동가 비하 및 각종 혐오 발언을 일삼는 윤서인 씨가 이번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별세에 대해 "무슨 대단한 인물 가셨네 어이구"라며 고인을 모독하는 발언을 해 문제가 됐다물론 윤서인 씨 본인의 개인 SNS에서 한 발언이다하지만 언론이 일제히 윤서인 씨의 발언을 기사화했고기사 제목에 윤서인 씨의 막말이 직접 인용한 채 그대로 실리면서 문제가 커지기 시작했다또한 논란이라는 단어가 붙으면서 이번 발언에는 故 백기완 선생 조롱 논란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언론은 윤서인 씨의 막말에 조명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이러한 발언을 고민 없이 과거의 관습대로 일단 직접 인용 부호(따옴표)를 통해 그대로 전달함으로써이 발언의 충실한 전달자 역할을 했다게다가 논란을 만들고 키우는 것은 윤서인 씨 아니라 언론이다윤서인 씨가 유력 정치인도정당 지도자도사회적 파급력이 있는 인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그의 발언을 받아쓰기해 논란을 만들어 내고 있다.
 
게다가 언론은 사실상 전달자의 역할을 넘어 혐오 세력을 키우고 논란의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당장 이번 발언만 해도 SNS 상에서 윤서인 씨의 의견에 동조하며 모욕적인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만약 언론이 윤서인 씨의 SNS를 퍼나르지 않았다면그래서 윤서인씨가 극우의 상징이 되지 않았다면 생기지 않았을 일이다.
 
과거 독립운동 비하 발언과 관련해 윤서인 씨는 페이스북에 광역 어그로(관심끌리면 좋은 점내 말을 듣는 사람이 늘어난다욕하러 와도 좋으니 어쨌든 한 명이라도 더 오라며 지금 내 주변에 있는 사람 중에서도 애초에 욕하러 오신 분 많다내 관심은 코인이 아니라 계몽과 확장이며 계몽과 확장엔 반드시 욕이 동반된다"라고 썼다이 글에 따르면 윤서인 씨의 의도에 딱 맞아떨어지는 역할을 언론이 수행 중인 셈이다언론은 윤서인 씨가 원하는 대로 그의 페이스북에 한 명이라도 더 오게 해주는 호객꾼이 되어버렸다이는 언론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는다유명함의 경계선에 서있는 이들이 '어그로'를 끌며 쏟아내는 위험한 발언을 옮겨 써주는 일에 언론이 더는 관여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