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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차 언론인권포럼] 피의사실공표와 언론의 역할

날짜:2019-12-18 16:29:00 | 글쓴이:언론인권센터

 

 [제59차 언론인권포럼 피의사실공표와 언론의 역할]


지난 12월 18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언론인권센터 사무실에서 <피의사실공표와 언론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제59차 언론인권포럼이 열렸습니다. 본 토론회는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 발제로는 김하정 언론인권센터 사무차장이 "피의사실공표 언론보도의 문제점"에 대하여 다루었는데, 피의사실공표와 언론보도로 인해 인권이 침해당하는 피해사례를 살펴보고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되짚어 보며, 이에 관한 언론의 역할과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피의사실공표로 인한 인권침해 피해사례로는 작년 10월 발생한 풍등화재사건에서 피의사실에 기반한 언론보도로 인해 사건 자체보다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로 번진 사례, 이외에도 보험금 청구 사실에 대하여 정확한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 없이 보도되어 보험금 사기 사건으로 둔갑하여 보도되어 당사자에게 피해가 발생한 사례 등이 소개되었습니다.
 
피의사실공표 언론보도의 문제점으로는 (1) 수사기관 측 관점 위주의 보도 (2) 피해사실을 규정하는 증거와 근거가 불충분한 보도 (3) 사건과 무관한 사적영역의 보도 (4) 판결이 아닌 수사단계에 과도하게 집중된 보도가 지적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피의사실보도로 인한 인권침해 발생 상황에서 언론의 책임은 사건보도의 취지에 대한 명확한 점검, 단순히 흥미위주의 자극적인 보도만이 아닌 사건 전체에 대한 책임 있는 보도 태도, 국민의 알권리와 대중의 호기심에 대한 구별의 필요성이 강조되었습니다.
 
두 번째 발제로는 김준현 변호사가 "피의사실공표죄의 법리적 검토"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발제에서는 먼저 피의사실공표죄의 존치의 필요성 여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이미 수사기관이 공소제기 전 중요범죄 관련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연관된 보도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상황에서 피의사실공표죄 존치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이 일방적으로 피의사실공표 대상 및 공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에서라도 존치의 필요성은 있다고 판단됩니다.
 
이와 같은 피의사실공표죄는 국가범죄수사권(범죄수사기능)과 피의자의 인권, 특히 명예훼손이나 적법 절차에 따른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주된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습니다. 피의사실의 의미에 대하여는 검찰의 공소장에 기재되거나 혹은 기재되지 않은 사실 중에서도 피의자의 범죄혐의 사실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으며(연관성), 범죄혐의사실을 구성함에 있어 중대하고 필수적인 경우(중요성)의 사실관계로 한정하여 해석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결국 피의자의 사생활 등 범죄혐의사실과 무관한 정보를 공표하는 것은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언론이 주체가 되어 범죄 사실 가운데 국민의 알권리 영역에 포함되는 정보에 대한 선별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최근 정비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은 형법상 정당행위의 근거를 훈령으로 정비한 것인데, 훈령으로 정당화 근거를 두는 것은 법체계상 적절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피의사실공표와 관련하여 별도 법안을 통하여 피의사실공표의 방식과 절차 등을 규정하는 법령을 제정하거나 현 형법에 피의사실공표죄의 위법성조각사유를 신설하는 방안이 바람직합니다.
 
결국 피의사실공표죄는 국민의 알권리와 피의자 인권이라는 법익 모두를 조화롭게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명문의 법률을 통해 한계를 설정해야 합니다. 특히 피의사실공표 행위주체와 수사 주체 모두 수사기관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견제를 위해서라도 관련 규정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더불어, 법적 절차에 따라 공개된 피의사실 이외의 사항에 대한 언론의 취재와 보도는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이뤄지되, 피의자의 신상정보나 사생활 등 피의사실과 무관한 보도에 대하여는 제한되어야 합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전진한 알권리연구소 소장은 "언론이 가급적 적법 절차에 따른 취재 보도 방식을 추구하여야 하며, 취재 과정 및 내용 전반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기존에 언론의 편집 권한에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피의사실공표의 대상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하며, "선출직 공무원, 재벌 권력 외 거대 권력 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피의사실공표에 대하여는 달리 취급하여야 하며, 이 경우 국민의 알권리 보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언론 주도의 피의사실공표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인권 침해 소지가 다분한 피의사실공표 행위, 특히 중간수사발표 등 경찰 주도의 피의사실공표에 대하여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정철운 미디어오늘 기자는 피의사실공표에 관련한 사례를 소개하며 언론의 책임성 강화를 위해서 피의사실공표죄의 존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피의사실공표 행위 자체의 문제점보다는 피의사실보도의 목적, 취재 방식의 중요성 및 언론의 책임이 중요하다."면서, "'전지적 검찰 시점'의 보도 방식 등의 문제나 기소 이전 수사 단계에서의 보도가 약 90%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은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전면적으로 위배될 뿐만 아니라, 수사 단계에서의 보도가 일반화되는 상황 자체로 검찰의 권한을 더욱 막강하게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최근 조국 사태를 계기로 언론 내부적으로 출입처나 기자단 취재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보도 방식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승선 충남대학교 교수는 피의사실공표와 연관된 문제점에 대하여 범죄와 직접 관련된 사실이 아닌 무관한 사실이 보도되거나, 검찰 이외의 취재원까지도 검찰발 보도로 포장되는 경우에 대해 지적하였습니다. 피의사실공표죄에 대하여는 "기존 판례 법리에 근거하여 면책 조항을 포함하는 등의 방식으로 명문 규정 자체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더불어, "언론 보도는 수사기관의 적법 절차 준수 여부 등에 대한 보도 및 견제가 주된 목적이 되어야 하며, 기존의 수사 단계에서의 보도에서 공판 중심의 보도로 옮겨가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기존의 신속 보도나 수사기관발 일방적 보도 대신 대립하는 당사자의 주장 및 쟁점에 대한 정확하고 균형 있는 보도가 국민의 알권리에 복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범죄 보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역시 변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덧붙여, 형식적으로 기사 말미에 덧붙이는 방식이 아닌 올바른 형식의 반론권 강화, 범죄보도준칙 등의 규범이 언론계에도 확산되어야 하며, 언론계 외부적으로도 바람직한 보도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이 필요함을 강조하였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