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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 험난한 언론 피해 구제의 길 / 김성순 실행위원

날짜:2021-11-19 17:45:00 | 글쓴이:언론인권센터

멀고 험난한 언론 피해 구제의 길

김성순|언론인권센터 미디어피해구조본부 실행위원

민법은 명예훼손의 특칙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에 대하여는 법원은 피해자의 청구에 의하여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정정보도반론보도사후보도 청구의 근거를 둔다또한 판례는 인격권 침해를 이유로 한 방해배제청구권으로서 기사삭제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정정보도반론보도사후보도기사삭제 등 명예의 회복을 위한 처분은 모두 인격권 침해 가해자에게 부여되는 의무로 누군가 대신 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부대체적 작위채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보통 금전의 이행이나 부동산의 인도를 구하는 경우 강제경매나 집행관의 인도집행 등 가해자 측이 직접 하지 않더라도 침해의 회복을 구하는 수단을 가지고 있으나부대체적 작위채무의 경우 가해자가 직접 하지 않으면 누구도 대신하여 그 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것이다이런 경우에 가해자가 판결이 명하는 의무를 이행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민사집행법은 간접강제를 명하는 결정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는데보통 이행기간을 정하고 이를 어기면 이행을 마칠 때까지 1일 당 특정 금원의 지급을 명하도록 한다.

그런데 문제는 가해자가 명예회복 처분을 명하는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이다신념에 기한 표현이라는 이유로 이행을 거부할 수도 있을 것이고금전적인 간접강제에 아무런 위협을 느끼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다.

이렇게 가해자가 명예회복 처분을 불이행하는 경우 피해자는 손해의 배상이나 간접강제에 따른 금원을 구하거나 형사고소를 하거나 방송통신위원회에 시정요구할 것을 구할 수 있다그러나 불이행에 따른 금원의 지급을 구하거나형사절차의 유죄판결로 가해자에게 징역형이나 벌금형이 선고되거나방송통신위원회에서 시정요구를 거부한 자에 대해 또다시 형사처벌을 요구하더라도 결국은 명예의 회복을 직접 가져오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해당 의무의 부대체적 성격 때문이다.

인터넷상 인격권 침해의 경우 가해자가 아닌 게시판 관리 운영자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시정을 구하는 또 다른 간접적 방법도 있을 수 있다그러나 이때도 가해자가 게시판 관리 운영자와 동일한 경우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외국인이거나 해외에 있는 경우게시판 관리 운영자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도 민사·형사·행정적 제재에 아랑곳 않는 경우는 마찬가지로 직접 피해의 회복을 가져올 수는 없게 된다.

흔한 일은 아니나명예회복을 위한 처분은 결국 대체성이 없기 때문에 가해자가 민사형사행정 상의 각종 제재조치에도 불구하고 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경우 현실에서 이행을 강제할 수 없게 된다인터넷 환경에서의 인격권 침해의 경우 표현물이 그대로 남아 있게 되기 때문에 간접강제가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

가해자가 수년간 의무 이행을 하지 않아 인격권 침해의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고통받는 실제 사례가 있어 안타까웠다명예회복 처분을 가해자가 제때 이행해도 피해자의 명예가 온전히 회복된다고 보기 어려운데수년간 불이행하는 경우까지 있다니언론 피해 구제의 길은 늘 그렇듯 멀고도 험난하다.